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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질러진 물은 왜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을까? 시간을 지배하는 절대 법칙 '엔트로피'

앤트로피 증가 관련 사진
<이미지 출처: https://www.pixabay.com>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실수를 하고, 가끔은 "아, 딱 10분 전으로만 돌아갈 수 있다면!" 하고 간절히 바랍니다. 실수로 아끼던 머그잔을 바닥에 떨어뜨려 산산조각 냈을 때, 혹은 엎질러진 물을 보며 한숨 쉴 때처럼 말이죠.

영화 테넷이나 닥터 스트레인지를 보면 시간을 거꾸로 되감아 깨진 컵을 다시 붙이고, 엎질러진 물을 컵 속으로 집어넣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시간은 언제나 과거에서 미래라는 한쪽 방향으로만 흐릅니다. 물리학자 아서 에딩턴은 이를 시간의 화살(Arrow of Time)이라고 불렀습니다. 도대체 왜 시간은 뒤로 가지 못할까요? 물리 법칙상으로는 공이 앞으로 굴러가는 장면이나 뒤로 굴러가는 장면이나 똑같이 설명이 가능한데 말이죠.

이 미스터리를 푸는 열쇠가 바로 열역학 제2법칙, 엔트로피(Entropy)입니다. 오늘은 우주가 질서에서 무질서로 나아가는 이 거대한 흐름, 우리가 늙어가고 사물이 부서질 수밖에 없는 슬픈 운명의 법칙에 대해 이야기해 봅니다.

자연은 엉망진창을 좋아해

엔트로피를 아주 쉽게 설명하면 무질서도, 즉 엉망진창인 정도를 뜻합니다. 열역학 제2법칙은 "고립된 계에서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라고 정의합니다.

어려운 말 같지만, 여러분의 방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청소를 깨끗하게 해 놓은 방(질서, 낮은 엔트로피)은 가만히 놔두면 며칠 뒤 어떻게 되나요? 먼지가 쌓이고, 옷가지가 널려있고, 책상이 어지러워지며 점점 지저분해집니다(무질서, 높은 엔트로피).

누가 일부러 어지럽히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됩니다. 반대로, 어지러운 방을 가만히 놔둔다고 해서 저절로 깨끗해지지는 않습니다. 반드시 에너지를 써서 청소를 해야만 다시 질서를 찾을 수 있죠. 이것이 바로 우주의 법칙입니다. 자연은 가만히 두면 질서 정연한 상태에서 무질서한 상태로 변해가려는 성질이 있습니다. 🧹🌪️

깨진 컵이 다시 붙을 확률

그렇다면 깨진 유리 조각들이 저절로 튀어 올라 다시 컵이 되는 건 물리학적으로 100% 불가능할까요? 양자역학의 확률론적인 관점에서 보면, 놀랍게도 불가능은 아닙니다.

바닥에 흩어진 유리 조각의 원자 하나하나가 우연히 정확한 방향과 속도로 튀어 올라, 딱 맞는 위치에 결합할 확률이 0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확률은 너무나도, 정말 너무나도 희박합니다.

과학자들은 그 확률이 우주가 탄생해서 멸망할 때까지 매일 컵을 던져도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 수준이라고 말합니다. 즉, 이론적으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우리는 "일어날 확률이 높은 쪽"으로 흘러가는 우주에 살고 있고, 컵이 깨지는 것이 다시 붙는 것보다 확률적으로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시간은 깨지는 쪽(미래)으로만 흐르는 것입니다. 🎲📉

빅뱅과 우주의 죽음

이 엔트로피 법칙을 우주 전체로 확장해 볼까요? 138억 년 전 빅뱅의 순간, 우주는 한 점에 모든 에너지가 모여 있는 질서 정연한 상태(아주 낮은 엔트로피)였습니다.

폭발 이후 우주는 팽창하면서 에너지가 사방으로 퍼지고 흩어지는 무질서한 상태(높은 엔트로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별이 타오르며 빛과 열을 내뿜는 것도 에너지를 우주 공간에 흩뿌리며 엔트로피를 높이는 과정입니다.

결국 먼 훗날 엔트로피가 최대치에 도달하면 어떻게 될까요? 더 이상 에너지가 흐르지 않고, 모든 곳의 온도가 똑같아지고,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 죽음의 상태가 됩니다. 앞서 다뤘던 우주의 종말 시나리오 중 빅 프리즈(열적 죽음)가 바로 이 상태입니다. 시간의 화살이 멈추는 순간이죠.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기에

엔트로피 법칙은 냉정하고 잔인해 보입니다. 우리는 결국 늙어가고, 물건은 고장 나고, 우주는 식어갈 테니까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이 절대적인 제약 때문에 지금 이 순간이 더욱 소중한 것 아닐까요?

깨진 컵은 다시 붙지 않고, 지나간 젊음은 돌아오지 않으며, 오늘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습니다. 엔트로피는 우리에게 "후회 없이 살아라, 지금 이 순간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라는 우주의 조언을 건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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