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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로 들어가면 어디로 나올까? 모든 것을 뱉어내는 '화이트홀'의 정체

화이트홀
<이미지 출처: https://www.pixabay.com>

우주에서 가장 신비롭고 무서운 천체를 꼽으라면 단연 블랙홀일 것입니다.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는 강력한 중력으로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우주의 청소부죠.

그런데 여기서 아주 엉뚱하고도 재미있는 질문이 하나 생깁니다. "블랙홀이 무언가를 계속 먹기만 한다면, 그 먹은 것들은 다 어디로 가는 걸까요?"

우리가 밥을 먹으면 배설을 하듯이, 우주에도 블랙홀이 삼킨 물질들을 다시 뱉어내는 출구가 있지 않을까요? 과학자들은 이 상상 속의 출구에 화이트홀(White Hole)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블랙홀이 검은 구멍이라면 화이트홀은 하얀 구멍, 즉 모든 것을 내뿜기만 하는 천체입니다. 과연 화이트홀은 수학적인 상상일까요, 아니면 실제로 존재하는 우주의 뒷문일까요? 오늘은 화이트홀의 미스터리를 파헤쳐 봅니다.

블랙홀의 시간을 거꾸로 돌리면?

화이트홀이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 덕분입니다. 물리학적으로 볼 때, 블랙홀의 시간을 거꾸로 되감기 하면 화이트홀이 됩니다.

블랙홀은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 안으로 들어가면 절대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천체죠? 반대로 화이트홀은 사건의 지평선 밖으로 나갈 수는 있지만, 절대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는 천체입니다.

쉽게 말해 블랙홀이 우주의 배수구라면, 화이트홀은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는 수도꼭지나 분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우주선이 화이트홀을 향해 돌진한다면, 강력한 에너지가 밖으로 뿜어져 나오기 때문에 결코 내부에 도달하지 못하고 튕겨 나가게 될 것입니다. ⚫🆚⚪

웜홀, 우주의 지름길

과학자들은 블랙홀과 화이트홀이 짝을 이루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블랙홀(입구)로 빨려 들어간 물질이 시공간의 터널을 통과해 우주 반대편, 혹은 완전히 다른 우주의 화이트홀(출구)로 뿜어져 나온다는 것이죠.

이때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연결해 주는 통로가 바로 그 유명한 웜홀(Wormhole)입니다. 사과 표면을 기어가면 반대편까지 한참 걸리지만, 벌레가 파놓은 구멍으로 통과하면 금방 도착하는 것처럼 시공간을 가로지르는 지름길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이론이 진짜라면 우리는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수억 광년 떨어진 곳으로 순간 이동을 하거나, 심지어 과거와 미래로 시간 여행을 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주인공이 다른 은하계로 순식간에 이동했던 것도 이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

* 함께 보면 좋은 글: 영화 인터스텔라의 그 장면! 우주의 지름길 웜홀은 실제로 존재할까요?

그런데 왜 아직 발견 못 했을까?

이론적으로는 이렇게 완벽하고 매력적인데, 왜 천문학자들은 아직 화이트홀을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을까요? 블랙홀은 사진까지 찍혔는데 말이죠.

가장 큰 이유는 열역학 제2법칙, 즉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엎질러진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고, 깨진 유리잔은 다시 붙지 않는다는 자연의 법칙입니다. 세상의 모든 일은 질서가 무너지는 방향(엔트로피 증가)으로 흘러갑니다.

블랙홀은 물질을 파괴하고 흡수하므로 엔트로피 법칙에 잘 맞습니다. 하지만 화이트홀은 깨진 유리잔이 다시 붙어서 튀어 오르는 것처럼, 무질서했던 것들이 다시 질서를 찾아 튀어 나오는 현상이라 물리적으로 존재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수학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 물리 법칙으로는 만들기 힘든 유니콘 같은 존재인 셈이죠.

빅뱅이 거대한 화이트홀이었다?

하지만 화이트홀이 아예 없다고 단정 짓기에는 이릅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우리 우주의 탄생인 빅뱅(Big Bang) 자체가 거대한 화이트홀 현상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아무것도 없던 한 점에서 갑자기 엄청난 물질과 에너지가 펑 하고 쏟아져 나왔으니, 이것이야말로 화이트홀의 정의와 딱 맞아떨어지지 않나요? 어쩌면 우리 우주는 다른 우주의 거대 블랙홀이 삼킨 물질들이 쏟아져 나와 만들어진 화이트홀의 내부일지도 모릅니다.

또한, 최근에는 감마선 폭발(GRB)이나 빠르게 전파를 내뿜는 천체들이 아주 짧은 순간 존재하는 화이트홀일 수도 있다는 가설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블랙홀의 짝꿍이자 우주 여행의 로망인 화이트홀. 언젠가 인류가 그 하얀 빛을 발견하는 날, 우리는 우주의 끝과 끝을 연결하는 문을 열게 될지도 모릅니다.

다음 시간에는 [태양 없이 영원한 밤을 떠도는 고아, '떠돌이 행성'의 슬픔]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우주에서 가장 외롭고 쓸쓸한 존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흥미롭지 않나요? 다음 글에서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