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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없이 영원한 밤을 떠돈다? 우주의 고아 '떠돌이 행성'의 슬픔

떠돌이 행성
<이미지 출처: https://www.pixabay.com>

우리가 아는 행성들은 모두 '부모'가 있습니다.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돌고, 목성도 태양 주위를 돌죠. 태양의 중력에 묶여 따뜻한 빛과 열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이 행성의 일반적인 운명입니다.

그런데 이 드넓은 우주에는 부모 별의 품에서 튕겨 나와, 아무런 빛도 없는 차가운 우주 공간을 홀로 떠돌아다니는 행성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떠돌이 행성(Rogue Planet), 혹은 고아 행성이라고 부릅니다. 낮이 찾아오지 않는 영원한 밤, 1년이라는 시간의 개념조차 없는 곳. 상상만 해도 사무치게 외롭고 무서운 떠돌이 행성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

가족에게서 버림받은 별들

떠돌이 행성은 처음부터 혼자였던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은 태어날 때 다른 행성들처럼 항성(별) 주위에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행성계가 만들어지는 초기에는 행성들끼리 자리싸움이 치열합니다. 서로의 중력이 충돌하고 당기면서 거대한 핀볼 게임이 벌어지죠. 이때 덩치가 큰 목성 같은 행성의 중력에 튕겨 나가거나, 지나가던 다른 별의 중력에 이끌려 원래 궤도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한번 궤도 밖으로 튕겨 나간 행성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습니다. 그때부터 목적지 없는 영원한 방랑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우주의 미아가 되어 끝없는 어둠 속으로 멀어지는 것이죠. 🎳👋

얼어붙은 지옥, 혹은 뜻밖의 온기?

부모 별인 항성이 없으니 떠돌이 행성에는 햇빛이 한 줌도 비치지 않습니다. 표면 온도는 영하 270도에 가까운 극저온일 것이고,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죽음의 세상일 겁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놀랍게도 이런 떠돌이 행성에도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비록 햇빛은 없지만, 행성 내부의 뜨거운 핵이 살아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두꺼운 얼음 층이 이불처럼 행성을 덮어 내부의 지열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준다면, 얼음 아래 깊은 곳에는 액체 상태의 바다가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마치 지난번에 이야기한 목성의 위성 유로파처럼 말이죠. 칠흑 같은 어둠 속, 따뜻한 지하 바다에서 그들만의 생태계를 이루며 살아가는 생명체... 어쩐지 낭만적이면서도 슬프지 않나요? 🌋❄️

우리 은하에만 수천억 개가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런 떠돌이 행성이 우주에 아주 드문 존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천문학자들은 우리 은하에 있는 항성(별)의 수보다 떠돌이 행성의 수가 더 많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지구만 한 크기의 떠돌이 행성이 우리 은하에만 수천억 개, 많게는 1조 개 이상 떠돌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밤하늘을 볼 때 빛나는 별들 사이사이, 그 보이지 않는 캄캄한 어둠 속에 수많은 고아 행성들이 숨죽여 지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지구가 떠돌이 행성이 된다면?

만약 아주 불운한 확률로, 태양계 근처를 지나가던 거대한 별의 중력 때문에 지구가 튕겨 나가 떠돌이 행성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지구는 태양과 멀어지자마자 불과 며칠 만에 급격히 식어갈 것입니다. 일주일만 지나도 전 지구의 평균 온도는 영하로 떨어지고, 바다는 표면부터 얼어붙기 시작합니다. 식물들은 광합성을 못 해 죽고, 먹이사슬은 붕괴하겠죠.

인류가 살아남을 유일한 방법은 지열을 이용할 수 있는 깊은 지하 도시를 건설하거나, 원자력 같은 인공 에너지를 만들어 버티는 것뿐입니다. 더 이상 파란 하늘도, 아침도 오지 않는 영원한 밤의 행성. 영화 유랑지구가 바로 이런 상황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태양이라는 존재가 우리에게 얼마나 절대적인 축복인지, 춥고 어두운 길을 홀로 걷고 있을 저 수많은 떠돌이 행성들을 보며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다음 시간에는 [과학자들이 가장 풀고 싶어 하는 미스터리! 시간이 거꾸로 흐르지 않는 이유 (엔트로피)]에 대해 다뤄볼까요? 우리가 컵을 깨트릴 수는 있어도, 깨진 컵이 저절로 다시 붙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물리적 이유, 그 심오한 세계로 안내해 드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