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첫 번째 훈련 일지에서 H 발음으로 깊은 한숨을 쉬며 어지러움을 겪고 난 뒤, 제 호흡통은 한결 넓어진 느낌이었습니다. 빵빵하게 채워진 이 호흡을 드디어 밖으로 꺼내 쓸 차례입니다. 호흡이 엔진이라면 이번에 훈련할 조음 기관은 공기를 가두고 터트리는 문, 바로 입술입니다.
오늘 소리튜닝 강의에서 다룬 알파벳은 가장 만만해 보이지만 한국인이 가장 촌스럽게 발음하는 P와 B입니다. 우리는 보통 Pen을 펜 하고 부드럽게 입술을 떼며 발음합니다. 하지만 원어민의 P와 B는 샴페인 코르크가 터지듯 강력한 타격감을 줍니다.
오늘 기록할 내용은 얌전했던 제 입술을 대포처럼 쏘아 올리며 입술 근육에 쥐가 날 뻔했던 두 번째 실전 튜닝 과정입니다. 한국식 파열음과 영어식 폭발음의 차이를 제 신체 반응을 통해 철저히 분석해 보았습니다.
[사진 삽입 추천] 위치: 서론 바로 아래 사진 내용: 손바닥을 입 앞에 대고 공기 펀치를 테스트하는 모습을 옆에서 찍은 사진, 또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힘을 주고 있는 거울 셀카 (입술이 안으로 말려 들어간 모습) 대체텍스트(Alt 태그): 성인 영어 발음 교정 P B 파열음 입술 근육 훈련
1. 입술이 퉁퉁 붓고 침이 튀었던 10분간의 폭발
이론 강의를 듣자마자 방에서 혼자 P와 B 발음을 연습했습니다. 강사님의 시범대로 입술을 안으로 살짝 말아 넣었다가 강하게 튕겨내는 동작을 반복했습니다. 10분 정도 지나자 입술 주변 근육이 얼얼해지며 마치 매운 음식을 먹고 입술이 퉁퉁 부은 듯한 근육통이 밀려왔습니다.
1) 손바닥에 꽂히는 차가운 공기 총알
이전 H 발음 때 휴지를 날려버렸던 쾌감을 떠올리며, 이번에는 맨손으로 타격감 테스트를 해보았습니다. 손바닥을 입 앞 5cm 거리에 두고 평소처럼 펜, 보이를 말해 보았습니다. 입술을 떼자 따뜻하고 뭉툭한 입김이 손바닥을 가볍게 스쳐 지나갈 뿐이었습니다. 반면, 배에 힘을 주고 입술을 꽉 다물어 공기를 모았다가 터트리듯 P! 하고 쏘아내자, 손바닥 한가운데에 차갑고 날카로운 공기 총알이 탁! 하고 와닿았습니다. 바람이 퍼지는 게 아니라, 좁은 구멍을 통해 아주 강하게 쏘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2) 모니터에 튄 침방울과 입술 경련
이 공기 펀치의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Power, Baby 같은 단어를 연속해서 외치다 보니 저도 모르게 모니터 화면에 침이 튀었습니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그만큼 제가 입술 근육을 격렬하게 쓰고 있다는 증거 같아 내심 뿌듯했습니다. 평소 한국어를 할 때는 입술 근육을 20퍼센트도 안 쓰고 있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깨달았습니다. 입술이 파르르 떨릴 정도로 힘을 줘야 비로소 영어의 소리가 났습니다.
2. 입술이 간질거리고 코가 찡했던 진동 훈련
P 발음이 대포였다면, B 발음과 끝소리 처리는 정교한 컨트롤이 필요한 작업이었습니다. 이전 훈련과는 또 다른 독특한 신체적 감각을 느꼈습니다.
1) 입술 전체가 간질간질한 'B' 진동
B 발음은 입술을 다문 상태에서 소리를 먼저 울려줘야 합니다. 음- 하고 입술에 진동을 모으는데, 입술끼리 맞닿은 부분이 부르르 떨리면서 코끝까지 찡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치 어릴 때 입술을 풀고 장난칠 때(투레질)처럼 간질간질했습니다. Boy를 발음하기 전에 음- 하고 입술에 벌 떼가 모인 듯한 웅웅거림을 1초간 유지하다가 보이! 하고 터트리니, 소리가 훨씬 기름지고 풍성해졌습니다. 목구멍만 울리는 게 아니라, 입술이라는 문 자체가 진동하는 느낌이었습니다.
2) 순간접착제로 입술을 붙여버린 '끝소리'
가장 인상 깊었던 건 Cup, Cab 같은 단어의 끝처리였습니다. 한국식으로 컵-프 하고 입을 벌리며 끝내는 습관을 고치기 위해, 이번에는 '본드 요법'을 썼습니다. Cup! 소리를 내자마자 위아래 입술을 강제로 꽉 다물어 붙여버렸습니다. 거울을 보니 입술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꽉 다물고 있었습니다. 입을 벌리지 않고 꾹 닫고 있으니 소리가 밖으로 새 나가지 않고 입안에서 깔끔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K/G는 입이 벌어진 채 목만 막히는 느낌이었다면, P/B는 물리적으로 입구(입술)를 봉쇄해 버리는 답답함이 있었지만, 그 덕분에 리듬감은 완벽해졌습니다.
3. 왜 입술이 얼얼해야만 할까? (이론적 원리)
입술이 마비될 것 같은 고통을 겪고 나니, 영어의 P와 B가 한국어의 ㅍ, ㅂ과 어떻게 다른지 이론적으로 완벽하게 이해가 되었습니다.
1) 파열음(Plosive)의 핵심: Stop and Release
영어의 P, B는 단순히 입술을 떼는 소리가 아닙니다. 핵심은 '막았다가(Stop) 터트리기(Release)'입니다. 입술 뒤에 공기를 잔뜩 가두어 압력을 높인 상태(Stop)가 선행되지 않으면, 아무리 세게 발음해도 터지는 소리(Release)가 나지 않습니다. 제가 손바닥에서 느꼈던 공기 총알은 바로 이 압력의 차이였습니다.
2) 유령 모음이 사라져야 사는 리듬
한국어는 자음 혼자 소리를 낼 수 없어 '으' 모음을 붙여야 하지만, 영어는 자음(소음) 그 자체만으로도 음가를 가집니다. 입술을 닫고 공기만 딱 막아주면(Stop) 그것으로 발음이 완성됩니다. P-lay(2음절)를 플-레-이(3음절)로 발음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4. 훈련을 마무리하며: 오늘의 요약과 미션
오늘 입술을 혹사시키며 얻은 결론은, 영어의 자음 훈련은 입안의 공기 압력을 정밀하게 통제하는 물리적인 체력 훈련이라는 것입니다.
1) P와 B 발음 교정 핵심 요약
P와 B는 입술을 떼는 소리가 아니라, 공기를 가뒀다 터트리는 폭발음이다.
B 발음 준비 동작에서 입술이 간질간질할 정도로 진동을 모아야 한다.
단어 끝에서는 입술을 순간접착제로 붙인 듯 꽉 다물어 '으' 모음을 제거해야 한다.
2) 다음 훈련을 위한 다짐
오늘부터 제 목표는 일상생활에서도 입술 근육을 과장되게 쓰는 것입니다. 샤워를 할 때마다 입술을 꽉 다물었다가 파! 파! 하고 터트리는 연습을 하며 압력을 높이는 훈련을 반복할 생각입니다. 엔진(호흡)을 켜고 바퀴(입술)를 갈아 끼웠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달릴 준비가 되었습니다.
다음 훈련 일지에서는 소리를 입 밖으로 뿜어내는 방식과 정반대로, 소리를 목구멍 가장 깊은 곳에 가뒀다가 터트리는 K와 G 발음(연구개음) 훈련기로 돌아오겠습니다. 혀뿌리로 목구멍을 틀어막고 가래 끓는 소리를 내며 턱관절이 뻐근해졌던 생생한 후기를 기대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