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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의 시한폭탄? 오리온자리 베텔게우스가 갑자기 어두워진 소름 돋는 이유

<이미지 출처: https://images.nasa.gov>

추운 겨울밤, 입김을 호호 불며 밤하늘을 올려다본 적 있으신가요? 겨울철 밤하늘은 유난히 맑고 별들이 또렷하게 보이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찾기 쉽고 화려한 별자리가 바로 장구 모양, 혹은 리본 모양을 한 오리온자리입니다.

이 오리온자리의 왼쪽 어깨 부분(우리가 볼 때는 왼쪽 위)을 보면 유독 붉고 밝게 빛나는 별 하나가 눈에 띕니다. 바로 베텔게우스(Betelgeuse)입니다. 밤하늘에서 10번째 안쪽으로 꼽힐 만큼 밝은 일등성이죠.

그런데 몇 년 전, 전 세계 천문학계가 발칵 뒤집힌 사건이 있었습니다. 수천 년 동안 한결같이 밝게 빛나던 베텔게우스가 갑자기 눈에 띄게 어두워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흥분과 공포가 섞인 목소리로 "드디어 올 것이 왔다", "곧 초신성 폭발이 일어날 징조다"라며 밤새 망원경을 놓지 못했습니다.

과연 베텔게우스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정말 우리 세대에 밤하늘에서 두 번째 달이 뜨는 우주 최대의 불꽃놀이를 볼 수 있을까요? 오늘은 우주의 시한폭탄, 베텔게우스의 긴박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

상상을 초월하는 뚱보 별의 최후

베텔게우스는 그냥 큰 별이 아닙니다. 적색초거성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상상을 초월하는 덩치를 자랑합니다. 만약 베텔게우스를 우리 태양의 자리에 갖다 놓는다면,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은 물론이고 저 멀리 목성의 궤도까지 모조리 삼켜버릴 정도로 거대합니다. 태양보다 지름이 약 700배 이상 크고, 밝기는 무려 10만 배나 더 밝습니다.

하지만 '미인박명'이라는 말이 별에게도 통하는 걸까요? 별들은 덩치가 클수록 수명이 아주 짧습니다. 태양 같은 별은 연료를 아껴 써서 100억 년을 살지만, 베텔게우스 같은 거대 별들은 연료를 펑펑 낭비하기 때문에 수명이 1,000만 년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현재 베텔게우스의 나이는 약 800만~1,000만 살로 추정됩니다. 사람으로 치면 오늘내일하는 임종 직전의 노인인 셈입니다. 별의 내부 연료가 바닥나면 중력 붕괴를 일으키며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데, 이것이 바로 별의 죽음이자 화려한 장례식인 초신성 폭발(Supernova)입니다. 베텔게우스는 지금 당장 터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갑자기 어두워진 이유 (별이 방귀를 뀌었다?)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 사이, 베텔게우스의 밝기는 평소의 40% 수준까지 뚝 떨어졌습니다. 맨눈으로 봐도 "어? 저 별 왜 저렇게 희미해졌지?"라고 느낄 정도였죠.

일반적으로 별은 폭발하기 직전에 불안정하게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며 밝기가 변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진짜 터지나 보다!" 하고 기대반 걱정반으로 지켜봤습니다. 하지만 몇 달 뒤, 베텔게우스는 거짓말처럼 다시 원래 밝기를 되찾았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나중에 밝혀진 진실은 조금 허무하면서도 귀여웠습니다. 베텔게우스가 폭발 직전이라서 어두워진 게 아니라, 표면에서 거대한 가스 덩어리를 우주 공간으로 내뿜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별 내부의 뜨거운 대류 현상으로 인해 표면의 일부가 부풀어 오르면서 엄청난 양의 물질을 뱉어냈는데(쉽게 말해 별이 트림이나 방귀를 뀐 셈이죠), 이 뜨거운 가스가 우주 공간으로 나와 식으면서 검은 먼지 구름이 되었습니다. 하필 이 먼지 구름이 지구에서 보는 시야를 딱 가리는 바람에 별이 어둡게 보였던 것입니다. 결국 베텔게우스의 '소화불량' 해프닝으로 밝혀졌지만, 이 사건은 베텔게우스가 얼마나 불안정한 상태인지를 전 세계에 생중계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

만약 오늘 밤 터진다면? (제2의 달)

비록 2020년에는 불발로 끝났지만, 베텔게우스는 여전히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입니다. 천문학에서 말하는 곧이라는 시간은 내일 당장이 될 수도 있고, 10만 년 뒤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정말 만약에 우리 살아생전에 베텔게우스가 폭발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것은 인류 역사상 가장 경이로운 우주 쇼가 될 것입니다.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면 그 밝기는 보름달만큼이나 밝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밤에는 그림자가 생길 정도로 환하게 비출 것이고, 낮에도 파란 하늘 속에 하얀 점처럼 떠 있는 별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현상은 약 3개월 정도 지속되다가 서서히 어두워질 것입니다. 우리는 약 100일 동안 밤하늘에 두 개의 달이 뜨는 판타지 세상 속에 살게 되는 것이죠. 🌕🌕✨

지구는 안전할까?

이렇게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면 지구는 괜찮을까요? 감마선 폭발 같은 치명적인 방사선이 지구 생명체를 위협하지는 않을까요?

다행히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베텔게우스와 지구 사이의 거리는 약 640광년입니다. 우주적인 관점에서는 이웃집이지만, 폭발의 물리적인 피해를 입기에는 충분히 먼 거리입니다.

과학자들의 계산에 따르면 초신성 폭발로 지구 오존층이 파괴되려면 50광년 이내에 있어야 하는데, 640광년은 안전지대(Safe Zone)에 속합니다. 즉, 우리는 팝콘을 먹으며 안전하게 우주 최고의 불꽃놀이를 감상하기만 하면 된다는 뜻입니다. 🍿🛡️

이미 터졌을지도 모른다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베텔게우스의 불빛은 640년 전에 출발한 과거의 빛이라는 점입니다.

빛이 오는 데 640년이 걸리기 때문에, 어쩌면 베텔게우스는 조선 시대, 아니면 그보다 훨씬 전에 이미 폭발해서 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그 폭발 장면이 빛의 속도로 열심히 날아오고 있는 중이고, 아직 우리 눈에 도착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이죠.

우리가 매일 밤 보는 저 붉은 별이 실존하는 별인지, 아니면 이미 사라진 별의 유령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 이것이 바로 우주가 가진 시차의 낭만 아닐까요?

오늘 밤, 혹시 오리온자리가 보인다면 왼쪽 어깨의 붉은 별을 한번 쳐다봐 주세요. 그리고 빌어보세요. "기왕이면 내가 사는 동안 터져주라! 그 멋진 장면 좀 보고 가게!" 라고요.

다음 시간에는 우리가 무심코 쏘아 올린 수많은 인공위성과 로켓 파편들이 어떻게 지구를 감옥으로 만들고 있는지, 영화 그래비티보다 더 무서운 현실, [우주 쓰레기, 이대로 두면 우주에 갇힌다?]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다음 글에서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