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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보다 비싸다? 1g만 있어도 지구를 날려버리는 '반물질'의 정체

반물질 관련 이미지
<이미지 출처: https://www.pixabay.com>

세상에서 가장 비싼 물질은 무엇일까요? 다이아몬드? 금? 아니면 희토류? 우리가 아는 그 어떤 보석이나 금속도 이 물질 앞에서는 장난감 수준입니다.

바로 반물질(Antimatter)입니다. NASA의 추산에 따르면 이 반물질 1g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약 62조 5천억 달러,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8경 원에 달합니다. 전 세계의 돈을 다 긁어모아도 겨우 몇 그램 살까 말까 한 수준이죠.

댄 브라운의 소설이자 영화인 천사와 악마에서는 바티칸을 폭파하기 위해 이 반물질을 훔치는 내용이 나옵니다. 도대체 반물질이 뭐길래 이렇게 비싸고, 또 위험하다고 하는 걸까요? 천사의 에너지원이자 악마의 무기가 될 수 있는 두 얼굴의 물질, 반물질을 소개합니다.

거울 속의 쌍둥이

우리 주변의 모든 것(물, 공기, 사람, 지구)은 물질(Matter)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물질은 원자로 되어 있고, 원자는 (+)전기를 띠는 원자핵과 (-)전기를 띠는 전자로 구성되죠. 이것이 우리가 아는 상식입니다.

그런데 1928년, 물리학자 폴 디랙은 아주 기묘한 것을 수학적으로 발견했습니다. 우리가 아는 물질과 성질은 똑같지만, 전기적 성질만 정반대인 쌍둥이 물질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전기를 띠는 원자핵과 (+)전기를 띠는 전자로 이루어진 물질입니다. 이를 반물질이라고 합니다. 전자(Electron)의 반대인 양전자(Positron), 양성자의 반대인 반양성자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마치 거울을 보면 내 모습이 좌우 반대로 비치듯이, 성질이 반대인 도플갱어 입자인 셈입니다. 🎭

만나면 100% 소멸한다 (쌍소멸)

반물질이 무서운 이유는 원래의 물질과 만났을 때 벌어지는 일 때문입니다. 물질과 반물질이 닿으면 번쩍하는 빛과 함께 둘 다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립니다. 이를 쌍소멸(Annihilation)이라고 합니다.

이때 질량이 100% 순수한 에너지로 바뀝니다.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공식 E=mc²에 따라 질량이 에너지로 변환되는 것인데, 그 효율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우리가 쓰는 가장 강력한 수소 폭탄(핵융합)도 질량의 약 0.7%만 에너지로 바뀝니다. 하지만 반물질은 100%가 에너지로 바뀝니다. 즉, 핵폭탄보다 수천 배는 더 강력한 효율을 가집니다.

반물질 1g(설탕 한 스푼 정도)이 물질 1g과 만나 폭발하면,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3개와 맞먹는 위력이 나옵니다. 만약 반물질 1kg 정도만 있다면 지구의 대륙 하나를 지도에서 지워버릴 수도 있습니다. 영화에서 바티칸을 날려버리겠다고 협박한 게 허풍이 아니었던 것이죠. 💥💣

사라진 반물질의 미스터리

그렇다면 이 엄청난 반물질은 다 어디에 있을까요? 과학자들의 계산에 따르면, 138억 년 전 빅뱅으로 우주가 처음 생겨날 때는 물질과 반물질이 정확히 50:50으로 똑같이 만들어졌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태어나자마자 서로 만나서 쌍소멸을 일으키고, 우주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고 빛(에너지)만 가득해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지금 우리 우주는 물질로만 가득 차 있습니다. 반물질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고, 우리 몸도 지구도 다 물질로만 되어 있죠.

도대체 그 많던 반물질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이것이 현대 물리학의 최대 난제 중 하나인 비대칭성(Asymmetry) 문제입니다. 과학자들은 태초에 물질이 반물질보다 10억 분의 1 정도 아주 조금 더 많이 생겨났고, 반물질들은 짝을 만나 다 소멸해 버리고 남은 찌꺼기(?)인 물질들이 모여 지금의 우주가 되었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건 그 10억 분의 1의 생존 확률 덕분인 셈입니다.

병원에서 만나는 반물질

"그럼 반물질은 상상 속에만 있나요?" 아니요, 놀랍게도 우리는 이미 반물질을 실생활에서 쓰고 있습니다. 바로 병원에서 암 검진을 할 때 쓰는 PET(양전자 방출 단층촬영)입니다.

여기서 P가 바로 양전자(Positron), 즉 전자의 반물질입니다. 몸속에 양전자를 내놓는 약물을 주입하면, 이 양전자가 우리 몸속의 전자와 만나 쌍소멸을 일으키며 빛(감마선)을 냅니다. 그 빛을 탐지해서 암세포의 위치를 찾아내는 원리입니다.

우주를 파괴할 수도 있는 악마의 물질이, 병원에서는 사람을 살리는 천사의 도구로 쓰이고 있다니 아이러니하지 않나요?

다음 글은 우리 은하의 정해진 운명, [45억 년 뒤,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가 충돌한다면?]입니다. 피할 수 없는 우주의 교통사고, 그날 밤하늘은 어떻게 변할지 상상해 보겠습니다. 다음 글에서 만나요!🌌💥✨